이주열 한은 총재 "반도체 하반기 살아나…경기둔화 우려 과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금의 통화 정책 기조는 아직도 완화적"이라며 "그래서 더 완화적으로 가는 건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 못박았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4일 이 총재는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가진 통화정책방향 설명회를 통해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이같이 대답했다.

이 총재는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대해 "실물과 금융의 괴리"라며 "미국 경제가 견조함에도 금융시장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를 높게 보고 가격에 반영되고 그런일이 벌어지지만, 지난주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시장이 과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반도체 수출에 대해선 "다수의 전문기관들이 최근 반도체의 조정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수요가 증가해서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서는 좀더 우세하다고 우리는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를 1.75% 수준에서 동결하는 한편, 올해 경제 성장률(전년대비 실질 GPD(국내총생산) 증가율)전망치를 기존 2.7%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2.6%로 제시했다. 투자ㆍ고용이 나아지지 않는데다 경제 버팀목이던 수출까지 위협 받으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통화 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1.75%로 결정했다. 그러나 수출마저 위기에 빠지자 두 달 만에 열린 회의에선 한 발 물러났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 경제 성장 흐름은 지난해 10월 전망 경로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성장률은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2.7%보다 더 떨어지게 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1.7% 보다 낮게 수정했다. 한은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당번간 1%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높아져 하반기 이후 1% 중반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은은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